타코벳은 개인적인 추억이 있는 곳이다. 군생활을 할때 동생과 단 둘이 지냈었는데, 어느날 휴가를 나와보니 동생이 엄청 맛있는 집을 찾았다고 자랑을 했다. 미국에서 공부를 하다가 타코 소스를 개발해서 한국에 돌아와 가게를 차렸다는 사연을 들었다고 얘기하면서 엄청 매운 핫 소스도 있다고 했다. 당시에는 하이페리온2차가 아니라 파라곤 1층에 있었는데 외진곳에 위치하고 가게도 워낙 작아서 테이크 아웃만 가능한 정도였다. 지금은 테이블도 몇 개 생기고 낮에도 손님들이 있지만, 그 때는 솔직히 힘들어보였다. 


여튼, 맛 있었다. 당시에는 맥시칸 식당이 별로 없기도 했고, 기껏해야 타코벨, 도너 케밥 정도의 프렌차이즈만 있었던 수준이라 특히 더 맛있게 느껴졌다. 그리고 우리 형제를 알아봐주는 사장님들도 좋았다. 지금은 하이페리온2차로 이사를 오고 무슨 사정이 있었는지 한 분은 어디가고 안계시지만, 그리고 우리 형제를 알아보는 것 같지도 않지만, 또 음식에서 예전처럼 정성어린 맛이 느껴지지는 않지만, 그래도 여전히 맛은 있다. 


타코벳매뉴는 이렇다. 값이 싸지는 않지만, 어린이 간식으로 사먹는 길거리 음식이 아니라 한끼 식사 용 음식이 나온다


타코벳음료는 냉장고에서 적당히 꺼내마시면 된다. 물론 돈은 낸다. 냉장고에 오만가지 핫 소스 들이 있는데 반 투명한 소스 통에 담긴 것이 이 집만의 소스다. 예전에는 항상 같이 줬는데 요즘은 냉장고에서 직접 꺼내먹어야 된다


타코벳치즈 후라이. 감자가 바삭바삭하다. 치즈와 칠리 소스가 잘 어울린다. 안주거리 인지 양이 많지는 않다


타코벳과카몰리와 치킨 브리또. 과카몰리는 친구가 주문해서 처음 먹어봤다. 얼마를 받는지는 모르겠지만 추가 요금이 있다. 참고로 밥이 있으면 브리고, 야채와 고기만 있으면 타코, 버섯이랑 또 뭐가 들어가면 화이타로 구분되는 것 같다


타코벳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엔칠라다. 브리또에 소스를 껴얹은 것이다. 고수를 좋아해서 친구것까지 얹었다



음식이 짜거나 맵거나 느끼하거나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지 않다. 느끼느끼한 것을 기대했다면 조금 실망할 수도 있지만, 억지로 느끼한 맛을 내느라 비린 맛이나는 온 더 보더 같은 맥시칸 보다는 여기가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이 집만의 소스라는 그 소스는 맵고 아주 약간 신맛이 나고 약간 짠맛이나는 묽은 소스인데 이 곳의 모든 음식에 잘 어울린다.


브리또 : 치즈가 듬뿍 들어간 브리또를 생각하면 안된다. 그런 메뉴는 케사디아를 먹으면 된다. 브리또는 볶음밥과 고기와 야채가 들어있는데, 한국의 맥시칸 식당들은 너무 기름이 좔좔흐르는 것 같은데 여기것은 그러지 않는다. 그래서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물론, 오리지날 맥시칸은 그렇지 않다고 한다면 어쩔 수 없지만 과도하게 느끼하게 만든 것 보다 고기와 밥으로 기름진 맛을 내는 것이 더 좋았다. 치킨과 비프 둘 중 고를 수 있는데 비프가 더 맛있다.


치즈 후라이 : 대단이 뛰어난 감자튀김은 아니다. 그래도 패밀리 레스토랑이라고 이름 붙은 프렌차이즈 식당들에서 주는 후라이들보다 더 정성이 들어간 것이 바삭함과 간간한 간에서 느껴진다. 그냥 치즈만 얹은 것이 아니라 칠리가 깔려 있어서 좋다.


엔칠라다 : 사진으로는 소스가 돈까스 소스같은 것이 얹어져있고, 오므라이스 같은 맛이 날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소스는 오히려 약간 매콤한 편이고 시큼한 맛은 거의 없다. 그리고 마요네즈 처럼 뿌려져있는 저 하얀 소스와 치즈 같아보이는 소스가 정확히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부드러운 맛을 더해준다. 안에 들어있는 볶음밥은 브리또와 같은 밥인데, 좀 날라다니는 밥이고 마찬가지로 치킨과 비프 두 가지 중 고를 수 있는데 역시 비프가 더 맛있다. 고기도 제법 많이 들어간다.


제 점수는요 : 10/10점, 당연 추억보정이 들어가고 객관성이 떨어지는 점수다. 그래도 이 점수를 주고 싶은 곳이다. 엄격하게 맛만 따진다면 가격이 조금 비싸다는 이유와 큰 사이즈의 브리또는 밥만 많이 들어서 싱겁게 느껴진다는 것을 단점으로 짚어서 8점을 줄 것 같다. 소화만 잘되는 음식이었으면 더 자주 갈텐데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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